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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권도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을 보며, 많은 이들이 무술의 본질적인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몇 자 적어본다.

절권도는 태권도나 유도처럼 고정된 하나의 형태를 칭하는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이소룡이 평생을 바쳐 추구했던 '무술 철학'의 이름이다. 이 철학을 받아들인 사람의 신체 조건과 가치관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는 형태는 다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정관념에 갇힌 이들은 이 다양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곤 한다.

나는 약 20년 전 노경열 교련에게 절권도를 배웠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그의 헌신적인 활동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그의 유튜브 영상에는 항상 '공식 인증을 받지 않았다', '준판쿵푸나 진륭권에 불과하다'라는 식의 편협한 댓글이 따라붙는다. 물론 사이비와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서 공인된 인증과 신뢰성을 따지는 대중의 심리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본론으로 들어가, 우리가 진짜 주목해야 할 본질은 따로 있다. 공식 인증만을 절대적 기준으로 삼는 이들에게 두 가지 명확한 사실을 제시하고 싶다.

  1. 한국의 이재성 관장은 테드 웡 사부의 직계 제자인 패트릭 챈에게 절권도를 사사했다.
  2. 일본의 와타나베 히로 역시 테드 웡 사부의 공식 제자이며, 그의 밑에는 이시이 토고라는 뛰어난 제자가 있다.

 

만약 절권도가 규격화된 단 하나의 무술이라면, 같은 스승(테드 웡)의 뿌리에서 나온 패트릭 챈과 와타나베 히로, 그리고 그들의 제자인 이재성과 이시이 토고의 스타일은 비슷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실상 그들의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흥미롭게도 와타나베 히로와 이시이 토고의 교육 방식 및 움직임은 노경열 교련의 스타일과 매우 흡사하다. 거의 같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그들은 모두 외형이 아닌 '신체 역학'과 '구조적 정렬'이라는 원리와 핵심을 위주로 무술을 교육하기 때문이다.

무술인은 무술을 단순한 기술의 나열이 아닌,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신체의 쓰임새와 왜 이 기술이 나오는지에 대한 논리적인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그저 "스승에게 그렇게 배웠으니 똑같이 가르친다"는 방식은 설득력이 없다.

이재성 관장의 절권도가 틀렸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내가 보기에 이재성 관장의 스타일은 군더더기가 없는 '완성형'에 가깝다. 하지만 그러한 직관적이고 극도로 간결한 움직임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이들의 영역이다. 평범한 보통 수련생들이 무작정 그 완성형태만 흉내 내다가는 이내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수련자가 시간을 들여 단계적으로 완성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아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와타나베 히로나 노경열 교련의 방식이 바로 그러하다. "상체의 각도를 몇 도로 유지하고, 무게중심을 어떻게 이동해야 물리적으로 가장 강한 지지력이 생기는가"를 타 무술 역학과 비교하며 이론적으로 증명해 준다. 이 방식은 수련자가 홀로 연습할 때도 스스로를 피드백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제공한다.

내 전공인 건축공학에 비유하자면 이렇다. 설계도를 바탕으로 기초부터 비계(가설구조물)를 차근차근 쌓아가며 건물을 올려가는 과정이 노경열 교련과 히로의 절권도라면, 건물이 완전히 완공된 후 불필요한 가설재를 모두 철거하여 미니멀하게 남겨둔 상태가 이재성 관장의 절권도이다. 과정이 없다면 결과도 존재할 수 없다.

이미 폐쇄적인 시대는 끝났다. 요즘 같은 열린 세상에서는 다양한 유파의 기술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원리를 이해하면 누구나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공식 기관의 인증 유무와 상관없이, 이소룡의 절권도 철학은 깨어있는 누구나 가져다 쓰고 발전시킬 수 있는 일종의 '오픈소스'다. 이제는 형식이 아닌 본질과 원리를 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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